메인스토리/1부

1장 ~당신과 친구가 된다면~ 제 2화

하무얀 2020. 9. 18. 16:04

2화 ~손을 잡아끄는 자~



카인: 상대가 나라도 다. ㅡㅡ자, 오라고.

병사: 네, 넵........

드라몬드: 카인, 몇 번을 말해야 아나! 여기 있는 병사들은, 네 부하가 아니야! 명령은 내가 내린다!

카인: 까다롭구만.....

드라몬드: 네가 대충인 거다! 그러니까 기사단장의 자리에서 밀려난 거지!

카인: 알았어, 알았어! 뭐든간에 좋아. 빨리 하자고. 모쪼록, 각하.

드라몬드: 크흠..... 모두, 돌격!

병사: 우오오오....옷.

와아 하고 병사들이 소리를 높이고, 카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돌연스러운 싸움에 당황하면서도, 호쾌하게 싸우는, 카인의 모습에 눈을 빼앗겼다. 무지막지하게 달려드는 병사들의 검을, 가볍게 따돌리고, 여유롭게 쳐내갔다.

아키라: (굉장해..... 멋있어....)

그 때, 누군가의 손이, 조심스럽게 내 팔을 잡아끌었다. 서늘한, 차가운 손가락이었다.

???: .........

아키라: 그러니까....

???: 아...... 동쪽 나라의 마법사, 히스클리프입니다. 따라와주세요.

히스클리프라고 이름을 댄 소년을 보고, 나는 숨을 들이켰다. TV에서도, 인터넷에서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는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정교한 세공으로 만들어진, 미술품 같았다. 내 시선에서 도망치듯이, 히스클리프가 고개를 숙였다.

히스클리프: 이쪽으로.

혼란해진 장소에서 도망쳐나가듯이, 히스클리프의 등을 쫓아, 어두운 계단으로 향했다. 점점, 나는 불안해졌다. 우리 맨션에, 나선형의 계단 따윈 없었다.

아키라: 아.... 저기, 물어봐도 될까요?

계단의 중간에서, 히스클리프가 어깨 너머로 돌아봤다. 선명한 눈동자는, 마치, 가치 높은 보석 같았다. 넋을 잃었다가,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히스클리프는 얼굴색이 나빴다. 잘 보니, 윗층에서 싸우고 있는 카인도, 피로가 심했다.

아키라: .......괜찮나요? 안색이 굉장히 안 좋아요. .....와....앗.

순간, 히스클리프가 비틀거렸다. 나는 허둥대며 그의 등을 지탱했다. 이마를 누르면서, 히스클리프는 괴로운 듯 숨가빠했다.

히스클리프: ......죄송합니다.... 이제, 거의, 마력이 남지 않았습니다....

아키라: ......마력....?

히스클리프: <거대한 재액>와의 싸움을, 끝낸 참이라.... 카인도, 한계.....

병사: 놓치지 마! 붙잡아라!

히스클리프: ..........읏.

계단의 위에서, 병사들이 쫓아왔다. 히스클리프는 내 손을 붙들고, 계단 아래로 내려가려고 했다. 그러자, 계단 아래에서도 사람들이 몰려왔다.

병사: 협공이다! 이거라면 도망치지 못하겠지!

히스클리프: ..........괜찮습니다, 현자님. 제가 지키겠습니다.

아키라: 하지만, 안색이.....

히스클리프는 가슴 앞에, 오른손을 가져다댔다. 그의 손이 밝은 빛을 띄어갔다. 어느샌가, 손바닥 안에는, 회중시계가 들려있었다.

아키라: (뭐, 뭐야!? 지금 거....)

회중시계를 움켜쥐고서, 히스클리프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브리프 스노스>>

다음 순간 ㅡㅡ.

병사들은 인형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아키라: 무슨.......!?

히스클리프: .........읏.

아키라: 괘, 괜찮아요!?

현기증을 일으킨 것처럼, 히스클리프가,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필사적으로 일어섰다.

히스클리프: .....괜찮습니다.... 서두르죠. 곧 마법이 풀릴 거예요. 서둘러야, 파우스트 선생님이.....

히스클리프를 지탱하면서, 나는 혼란스러워했다. 그의 필사적임은, 몰래카메라 연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병사들의 검의 날카로움도. 피로를 숨긴 채, 싸우는 카인의 진지함도.

카인: 히스, 무사해!?

히스클리프: ..... 읏, 괜찮아!

아키라: (그렇다는 건.... 대체 이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

???: 오늘의 바람은, 피부에 감겨들어오네요. 마치, 뒤탈 없는 애인의 손끝같아..... 중앙의 탑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카인과 히스클리프는 무사할까요. 이거 참, 딴짓하지 말아요. 놓고 갈 거예요. 무르.

무르: 지금, 갈게!

-

히스클리프: 현자님, 이쪽으로.

아키라: 네엡......

인형처럼 굳어진 사람들의 사이를 뚫고,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대로, 히스클리프의 뒤를 따라갔다. 이제 조금으로, 계단의 아래로, 빠져나갈 수 있을 듯했던 때, 움찔 하고, 병사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히스클리프: ......읏, 마법이 풀린다.....

직후, 병사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병사: .......읏, 현자를 붙잡아라! 어라? 없어? 어디로 갔지!?

병사: 바보! 네 뒤다!

병사: 어느새!? 놓칠 것 같으냐....!

움직이기 시작한 병사들이, 우리들을 둘러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