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진지한 시선
그때, 통로의 창문에서, 신기한 향기의, 흰 연기가 풍겨왔다. 와인같이, 어질어질하게 달콤한 향기다. 퍼뜩 얼굴을 들었더니, 방금 전까지는 아무도 없었을 터인 창가에, 청년이 걸터앉아 있었다. 상냥하게 미소지으면서, 어딘가, 요염한 색기를 풍기고 있다. 입가에 물고 있는, 긴 파이프 때문인지도 모른다.
???: 안녕하세요.
히스클리프: 샤일록!
???: 못말리는 사람. 카인과 둘이서 무리를 하고....... 하늘을 나는 것도 간신히였죠.
히스클리프: 하지만, 파우스트 선생님이.....
???: 알고 있어요. 이 뒤는, 우리들에게 맡기세요.
창백한 히스클리프의 뺨을 쓰다듬고, 청년은 히스클리프 어깨 너머로, 내게 미소지었다.
???: 처음뵙겠습니다, 현자님. 저는 서쪽 나라의 마법사, 샤일록.
아키라: .....마법사....
동요하는 나에게, 샤일록은, 생긋 하고 품위있게 웃었다. 요염한 동작으로, 파이프를 입으로 물었다.
병사: 마, 마법사가 또 늘었다!
병사: 주, 주춤대지마! <거대한 악재>와의 싸움으로, 힘을 다 썼을 테다....!
샤일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후우, 하고 파이프의 연기를 뱉어냈다. 그러자, 하얀 연기가 둥실둥실 떠올라, 와인같은 달콤한 향기로 방 안에 가득 퍼졌다. 병사들은 취한 것처럼, 갑자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병사: 후후.... 어라라.....? 어쩐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고....
병사: 헤헤..... 따뜻할 것 같은 침대다.... 자버려야지....
순식간에, 병사들은, 기분 좋은 얼굴을 하면서, 픽픽 바닥으로 쓰러져갔다. 높게 다리를 꼬면서, 샤일록은 파이프에서 입술을 뗐다.
샤일록: 좋은 꿈을.
그 때, 계단 위에서, 카인이 달려왔다.
카인: 샤일록, 살았다!
샤일록: 빚으로 달아 둘 거예요. 다음에, 한 잔 대접해주세요.
카인: 한 잔이 아니라, 하룻밤 어울려줄게. 현자님, 가죠.
카인에게 손이 붙들려졌지만, 나는 바로 따라갈 수 없었다. 그의 손을 잡아도 좋은지 망설이며, 시선을 헤맸다.
아키라: (가죠 라니, 어디를? 이 사람들은 누구? 여기는 어디?)
순간, 드러난 내 불안을 놓치지 않고, 카인이 발을 멈췄다. 그는 지친 모습도 보이지 않고, 상냥하게,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카인: 아아..... 미안했어. 현자님은 이계에서 오는 거였지. 그럼,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걸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데, 따라오라고 들어도 무섭겠지. ....그러니까....
샤일록: 카인. 이 세계나 현자의 역할에 대해서, 전부 설명할 여유는 없어요.
카인: 알고 있어.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를, 끌고 가는 건 기사의 일이 아니야.
카인은 조금 생각에 잠기더니, 똑바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카인: 아키라, 간단한 설명을 하자. 우리들은 당신의 힘을 필요로 해. 당신의 힘을 빌려줬으면 좋겠어. 어째서냐고 한다면, 우리들이 대패했기 때문이다. 매년 간단히 이기던 싸움에서 대패했지. 방심했던 것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야. 수염난 할아버지들은, 우리들이 적당히, 일했다고 생각하고 화내고 있어. 하지만, 그게 아냐. 뭔지도 모르는 채로, 우리들은 지고, 동료의 반을 잃었어. 이제,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당신이 힘을 빌려줬으면 해. 물론, 그건 우리들의 어리광이야. 이 세계는 당신의 세계가 아니고, 당신도 하고 싶은 일이 있겠지. 당신에게는 거절할 권리가 있고, 그건 누구도 비난할 수 없어. 하지만, 우리들은..... 어떻게든, 당신이 필요해. 당신이 함께 와주고, 힘을 빌려준다면, 뭐든지 할게. 내가 내보일 수 있는 용기와 성의를 보일게. 이 몸으로 돌려줄 수 있는, 감사와 예를 표할게. 이 맹세에 형태는 없지만, 부디, 부탁해. 우리들을 믿고, 우리들에게 힘을 빌려주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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