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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얀 2021. 3. 31. 17:08

무르 : 한밤중인데 하늘이 눈부셔. 금방이라도 달에서 빛의 홍수가 넘칠 것 같아. 아아, 얼마나 근사한 밤인가! 올해도 찾아왔구나. 올해도 모습을 가까이 보여주는구나. 사랑스러운 나의 <거대한 재액>. 하늘도, 대지도, 황금색으로 물들어있어. 너에게 무너져 가는 세계는 어쩜 이리도 아름다울까!

미스라 : <거대한 재액>을 요격하기도 전에 웬 소란스러운 고양이가 있나 했더니 당신이었습니까.

무르 : 아아, 좋은 밤이야.

미스라 : 하아...... 안녕하세요. 서쪽 마법사는 시끄러워서 좋아하지 않아요.

무르 : 북쪽 마법사는 항상 날이 서 있네!

미스라 : 오늘 밤은 평소보다 날 서 있어요. 너무 소란스럽게 굴면 죽일 겁니다.


무르 : 무서워~!

미스라 : 하아...... 성가시네.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니. 현자의 마법사로 선택받은 탓에 1년에 한 번씩 불려서...... 딱히 지키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닌데.

무르 : 그래도 세계가 멸망하면 미스라도 죽어버릴걸.

미스라 : 바로 그거예요. 정말 귀찮구만...... 이렇게 최악인 밤에 당신은 뭘 즐거워 하고 있던거죠?

무르 : <거대한 재액>이 가까워진 것!

미스라 : 세계를 멸망시키는 <거대한 재액>이 가까워지는 게 뭐가 즐거운 거죠?

무르 : <거대한 재액>이 좋아. 난 저 달을 사랑하고 있어! 사랑하는 것이 가까이 있으면 기쁘잖아?

미스라 : ................ 아아, 그런가. 생각났어요.

무르 : 뭘?

미스라 : 당신 말이에요. 세기의 천재라느니 그런 말로 불렸지만 <거대한 재액>을 너무 연구한 나머지 영혼이 부서졌다.

무르 : 그게 이상해?

미스라 : 그건 당신이 결정하세요. 하아...... 눈이 아플 정도로 눈부시네... 짜증나는 달이네요. 뭐, 매년 하는 일입니다. 올해도 쉽게 <거대한 재액>을 하늘로 돌려보내겠죠.

무르 : 못하면?

미스라 : 세계가 무너질 뿐입니다. 제가 죽는 건 짏으니까, 뭐...... 반 정도는 남겨주었으면 하려나?



아서 : 갑작스럽게 위협이 더욱 커졌다. <거대한 재액>의 내습으로 세계의 질서가 무너지고, 각 지역에서 기묘한 이변이 잇따르고 있어...

시노 : 매년 간단히 물리쳤잖아. 이번엔 왜?

아서 : 모르겠어.

루틸 : <거대한 재액>의 목적은 대체 뭘까요?

아서 : 나도 몰라. 오래된 마도서를 찾고, 유적을 조사해도 이 세계의 비밀은 풀리지 않고 있어. 이계에서 오신 현자님에 대한 것도... 하지만 내가 현자의 마법사이자 중앙의 왕자인 이상, 세계의 조화는 반드시 지켜내겠어.

루틸 : 역시 아서 님. 중앙의 마법사는 언제나 이야기에 나오는 영웅처럼 훌륭하고 멋있어요.

아서 : 아하하. 루틸에게 칭찬 받으면 학교 선생님께 칭찬 받은 것 같아서 기쁘네.

루틸 : 고향에서는 선생님이었으니까요. 여러가지로 힘든 일도 많겠지만 모두 힘을 합쳐서 힘내요.

시노 : 나는 사양하지.

루틸 : 시노...

시노 : 움직일 땐 혼자서 움직인다. 발 맞춰 움직이는건 성미에 안 맞아.

아서 : 동쪽 마법사답네.

루틸 : 발 맞춰 움직일 필요는 없지만. 식사 시간에 모이거나 함께 일을 하면 가족 같아서 즐겁다고 생각하지 않아?

시노 : 생각 안 해. 남쪽 녀석들은 만사태평이구나. 가능한 개죽음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

루틸 : 고마워. 걱정해줘서.

시노 : 걱정해준 게 아니야. 비꼰거다.

루틸 : 알고 있어. 비꼬는 말을 하는 아이에겐 감사의 말을 하고 있어. 귀여운 얼굴로 혼란스러워하니까.

시노 : ...............?

루틸 : 봐봐. 있지, 시노. 비스켓은 좋아해? 먹을래?

시노 : 먹을래.

아서 : 나도 먹을까.

루틸 : 물론이지, 자. 이런 시간을 전 좋아해요. 함께 비스켓을 먹는 것 같은.

시노 : 나는 과자를 먹는건 좋아해. 맛있으니까.

아서 : 난 그런 너희들을 바라보는 걸 좋아해. 이런 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 됐으면 좋겠어. 이런 날들을 끝내거나 하지 않을거야.